중국 비전옥스가 허페이 지방정부와 손잡고 총 440억위안(약 7조1737억원)을 투자해 두 번째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공장을 건설한다. 허페이시는 BOE 주요 생산라인을 유치하는 등 국가 디스플레이 산업단지 규모를 더욱 키우게 됐다.
23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비전옥스는 허페이시와 함께 440억위안을 투자해 2020년말을 목표로 월 3만장 규모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440억위안 중 220억위안은 지분 투자, 나머지 220억원은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비전옥스와 허페이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 기업을 설립하고 공장 건설·운영을 위한 투자 플랫폼을 마련할 예정이다. 조기 준공을 목표로 준비하면서 2020년 말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비전옥스는 중국에서 중소형 OLED를 생산하는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다. 현재 BOE, 에버디스플레이, 티안마가 중소형 리지드(경성) OLED와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고 있다. 비전옥스는 쿤산에서 5.5세대 리지드 OLED를 양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라인을 확장해 생산능력을 늘렸다.
올해는 구안에서 6세대 플렉시블 OLED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가동했고 이르면 올 연말 혹은 내년 1분기 중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당초 업계는 비전옥스가 서성 등 다른 지방정부와 손잡고 신규 공장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자금조달 문제를 겪으면서 디스플레이 산업 단지가 조성돼 있는 허페이시 정부와 최종 협력하게 됐다.
허페이에는 BOE의 10.5세대와 8.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공장이 있다. 디스플레이용 유리를 생산하는 코닝도 허페이에 공장을 설립했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관련 여러 기업이 현지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등 디스플레이 생산 인프라가 갖춰졌다.
최근 중국 패널사는 신규 인프라 투자에 예전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부채 비율을 낮추라고 권고하면서 투자 심사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몇 개 선두기업을 제외한 후발기업이 신규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전옥스는 중국에서 중소형 OLED를 일찌감치 생산한 선두기업에 속한다. 리지드 OLED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고 최근 플렉시블 OLED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허페이 투자를 계기로 생산능력을 높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규 투자가 확정됨에 따라 사업 기회를 잡으려는 국내외 장비기업 움직임이 바빠질 전망이다. 에스에프에이는 이 회사 6세대 증착기 공급 경쟁에서 일본 캐논도키에 밀려 고배를 마셨지만 다시 수주전에 가세했다. 이외에 박막봉지, 열처리, 라미네이션, 검사 등 주요 핵심 전·후공정에 걸쳐 국내외 기업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