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디스플레이 시장 불황에도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공세로 올해도 경영악화가 예상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사업 확대로 턴어라운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2021년 OLED 매출 50% 돌파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 부회장)는 30일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올해 전략과 사업 기조를 공유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긍정적이었지만 연간 기준 실적은 영업적자를 간신히 면한 수준이었다. 4분기는 매출 6조9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28% 증가한 2793억원을 달성했다. 대형 패널 판가 하락에도 면적당 판가가 높은 IT와 중소형 신제품 출하가 증가했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운영해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연간 기준 실적은 상반기 실적 악화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2.43%, 96.23% 감소했다. 매출 24조3366억원, 영업이익 9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전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4분기에 면적당 판가가 높은 IT·중소형 패널 출하 증가 효과로 판가가 전분기 대비 12% 증가한 599달러를 기록했다. 출하면적도 전분기보다 2% 증가했다.
올 1분기 디스플레이 시장은 계절 비수기와 가격 하락 영향으로 면적 출하와 판가가 모두 한 자릿수 중후반대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패널사 투자가 늘어나 두 자릿수로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판가가 다시 하락하고 있어 올해 가격 흐름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위주로 공장을 운영하고 패널 제품·크기별로 전략을 달리해 대응할 방침이다. 올 3분기 가동하는 중국 8.5세대 OLED 공장을 단기 안정화하고 파주 E6-2 라인은 조만간 가동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적이 저조하지만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계속 잇는다. 광저우에서 3분기 가동하는 월 6만장 규모 설비 외에 추가로 월 3만장 규모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추가 투자에 착수해 내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추가 투자분을 합치면 대형 OLED 생산능력은 월 13만장에서 16만장으로 증가하게 된다. 전체 매출에서 OLED 비중이 올해 30%, 2021년 50%로 내다봤다.
올해 총 투자는 8조원 규모로 예상했다. 올해 주요 대형 투자를 마무리하는 만큼 내년 투자는 4조원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봤다. 올해 투자금의 약 60%는 대형 OLED, 40%는 플라스틱 OLED에 배정했다.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올해 감가상각비를 4조원으로 추정한다”며 “지난해 중국에서 확보한 3조원 규모 신디케이션론 등을 동원하면 부족한 투자 자금에 대응할 수 있다”며 외부에서 제기된 자금 부족 우려를 일축했다.
또 “차입이 예년보다 증가했고 올해도 투자가 불가피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규모 투자는 미래를 준비하는데 불가피한 과정”이라며 “인도 기러기가 히말라야를 넘기 위해 극한의 고통을 감내하며 준비하듯 LG디스플레이도 철저한 사업 준비, 내부 혁신, 효율화 활동을 지속해 재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표. LG디스플레이 2018년 연간 실적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