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비중 가파른 성장세… 수주계약ㆍ공장설립도 활기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신사업인 태양광 사업에 정조준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태양광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주 계약과 공장 설립 등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인텍플러스는 올 상반기 태양광 검사 장비 매출이 전체의 3분의1 이상을 차지, 태양광 비중이 15% 안팎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증가했다. 인텍플러스는 반도체,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분야 후공정 검사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태양광 장비 분야 매출은 3일 공시를 통해 발표한 2분기 매출 93억원 중 약 26% 가량인 24억원으로 전 분기 29억원을 더해 올 상반기 매출은 53억원으로 전체 150억원의 35%를 차지했다. 이는 반기만에 전년도 실적을 추월하는 가파른 성장세로 지난 2009년 6억원에 불과했던 태양광 매출은 지난해 3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태양광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특히 보조금 폐지 등 악재가 발생한 유럽과 달리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지역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실적 개선과 함께 합작사와 공장 설립, 태양광 관련 장비의 수주 등도 활발해지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미국 태양광업체 MEMC 계열사인 MEMC싱가포르와 50대50 지분투자로 설립한 합작사를 통해 이르면 오는 11월 국내에 고효율 단결정 태양전지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연내 모로코 정부와 태양광 사업 합작사 설립을 통해 내년 모로코에 박막형 태양전지와 모듈을 생산하는 공장도 완공할 계획이다. 주성은 합작사에 태양전지 제조 장비를 턴키로 공급하게 된다.
한미반도체도 지난 5월 필리핀 퍼스트필렉솔라와 66억원 규모의 태양전지 검사, 자동분류 장비(웨이퍼 인스펙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에 이어 두번째 수출로 이번 계약을 계기로 태양광장비 사업과 주력 부문인 반도체 후공정 장비 사업를 보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신성에프에이도 현대중공업과 프랑스 생고방그룹이 합자회사로 설립한 현대아반시스에 70억원 규모의 박막 태양전지 생산라인의 자동화장비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태양광 장비 시장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밖에 테스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태양광 장비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며 증착과 식각장비 등 반도체 공정장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에버테크노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자회사 에버솔라에너지를 통해 태양광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으로 고순도 실리카 사업(베트남) 추진과 함께 태양광 발전소 사업(태국과 필리핀)에도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양광이 반도체와 공정 및 제반 기술이 유사하다보니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태양광 장비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 태양광의 업황 부진에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도 향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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