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020년 신형 아이폰 디스플레이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면 전환한다. 내년 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 탑재를 위해 애플이 3종의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BOE가 참여하고 있다.
20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은 2020년 아이폰 신모델 3종에 OLED를 탑재하기로 하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애플은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에 필요한 디스플레이 사양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의뢰한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5.8인치 △6.06인치 △6.4인치인 플렉시블 OLED다. 현재 아이폰 시리즈(XS 5.8인치, XR 6.1인치, XS맥스 6.5인치)에 들어간 것과 사이즈가 거의 동일하다. 디자인은 달라진다.
애플은 2017년부터 아이폰에 OLED를 탑재했다. 아이폰X(텐) 1개 모델을 시작으로 지난해 아이폰XS(텐에스)와 아이폰XS(텐에스)맥스로 OLED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반면에 액정표시장치(LCD) 모델은 점차 줄여 나갔다. 내년은 신형 아이폰 3종의 디스플레이가 OLED로 전면 전환하는 첫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CD 모델은 올 가을에 나올 아이폰XR(텐아르) 후속 신제품이 마지막 제품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신제품부터 OLED가 전면 도입되기 때문에 애플이 LCD는 개발 과제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이폰XR에 들어가던 LCD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JDI와 LG디스플레이가 제조·공급을 맡았다.
새로 개발되고 있는 OLED 3종 가운데 5.8인치와 6.4인치는 '터치 일체형'으로 결정됐다. 과거 외부에 필름 형태로 부착하던 터치스크린패널(TSP)을 OLED 내부에 구현한 것이다. 기존 외장형에 비해 디스플레이를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고, 공정 단순화로 원가 절감 효과도 구현할 수 있다.
5.8인치와 6.4인치가 터치 일체형으로 정해지면서 이 패널에는 칩온플라스틱(COP) 본딩, 6.1인치 OLED에는 칩온필름(COF) 본딩이 각각 적용될 계획이다. 본딩은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드라이버 집적회로(IC)를 기판과 연결하는 작업이다. 기판 소재에 따라 COP, COF로 구분된다.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도입한 기술은 시장 표준처럼 업계에 영향을 미쳤다. 또 연간 스마트폰 2억대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을 대량 구매하는 '큰손'이다.
이런 애플이 LCD에서 OLED로 전환함에 따라 디스플레이 및 관련 산업계 변화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LCD의 설 자리는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애플 공급 여하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영향력 확대가 애플의 제2 공급사 지위를 놓고 LG디스플레이와 BOE 간 격돌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