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우려 가시화되나 삼성 이달 기공식…중국ㆍ대만 기업도 연내 가동
삼성전자가 이 달 말 중국 내 LCD 생산라인 건설에 착수하고 중국ㆍ대만의 패널 기업들이 올해 중국 내 신설라인을 잇달아 가동할 예정이어서 전세계 LCD 시장의 변화 추이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달 말 중국 쑤저우의 LCD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중국 LCD 투자의 닻을 올린다. BOE, 차이나스타, CMI 등 중국과 대만의 LCD 기업들도 올해 중국 내 신규 라인 가동을 앞두거나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신규 라인 가동을 예정하고 있어 2012년 하반기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LCD 생산량이 급속히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중국, 대만의 패널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량 증대에 나서면서 중국에서의 LCD 생산규모는 전세계 LCD TV 시장의 약 15%, 중국 내 LCD TV 수요의 절반 이상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게 된다.
유진투자증권 이정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 내 건설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돼 있는 신규 LCD 생산라인 규모는 40인치 기준으로 연간 4000만대 이상의 패널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라며 "2013년 중국 LCD TV 시장 규모가 5500만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 신규라인이 과도하게 증설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각 기업별 중국 내 신규 LCD 생산라인 가동일정을 살펴보면, 우선 삼성전자는 쑤저우의 7.5세대 생산공장을 2013년 1분기부터 양산한다는 목표이며 예상 생산 규모는 기판유리 기준 월 6만∼10만장이다.
BOE는 지난 1분기 중국에서 6세대 라인 가동을 시작했으며 3분기부터 월 9만장 규모의 8세대 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차이나스타는 4분기 월 12만장 규모의 8세대 라인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대만 기업들도 앞다퉈 중국 내 생산라인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AUO는 내년 2분기에 월 6만장을 생산하는 7.5세대 라인을 새롭게 가동할 예정이며, CMI는 2013년 1분기 6만장 규모의 8세대 라인 가동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처럼 중국 내 다수의 LCD 생산라인이 가동을 앞두고 있는 데다 최근 삼성전자까지 공장 건립 시점을 확정함에 따라 LCD 패널 공급 과잉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2013년부터 LCD 시장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완만해져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에서 LCD TV 수요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전세계적 TV 시장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율이 이미 80%를 넘은 터라 성장 정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LCD 설비투자는 작게는 중국 정부로부터의 정책 차별을 피하고 크게는 브랜드 입지 강화와 차세대 제품 시장 확보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직 중국내 생산라인 건설 시점을 최종 결정하지 못하면서 투자시점이 내년으로 늦어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대중국 투자는 필수적이라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널 및 TV 제조사들이 3D와 OLED TV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성장 정체를 맞고 있는 LCD TV 시장에 이어 주력 매출분야를 발굴해야 할 필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중국에 LCD 투자를 진행해야 최대 TV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및 신흥시장을 우선 장악할 수 있고 동시에 향후 OLED TV 등 신규 제품에 대한 시장 기반을 다지는 기회까지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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