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TV를 내놓을 것이란 이야기가 솔솔 나온다. 삼성이 자발광 디스플레이 TV시장에 진출하면 LG 올레드 TV와 정면 격돌할 전망이다.
언론과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부터 QD-OLED에 투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QD-OLED 제조 장비 발주를 위해 다수 공급업체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QD-OLED 장비는 8.5세대 OLED 증착 챔버로 추정된다. 김동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 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천안 아산의 8.5세대 LCD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며 “대형 QD-OLED 투자를 4년만에 재개하기 위해서”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생산을 조정하고 QD-OLED 투자를 실제로 단행할까. 회사는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QD-OLED 투자에 대해 “최종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QD-OLED 투자를 본격화, 2021년께는 QD-OLED TV를 선보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LCD 수익성이 나날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가 LCD 패널을 대량 생산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LCD TV가 주력인 삼성 입장에서는 중국 업체와 경쟁하려면 가격을 따라 낮출 수밖에 없다. 7월 말 기준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0%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업체와 경쟁이 날로 격화하는 것도 '탈 LCD' 전략이 필요한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1분기 TV용 LCD 패널 출하량 1위는 중국 BOE다. 2위는 LG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만 이노룩스와 중국 차이나스타에 밀려 5위를 차지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3위지만, LG디스플레이와 BOE에는 밀린 형세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 그렇다고 LG가 밀고 있는 일반 OLED에 투자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삼성 디스플레이가 워낙 OLED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LG와 직접 경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OLED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삼성은 QD-O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고 있다.
QD-OLED는 발광 구조가 일반 OLED와 같다. OLED 발광 물질이 유기물이라면 QD-OLED는 무기물이다. 즉 무기물인 퀀텀닷(광자점)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다. 무기물인 퀀텀닷을 사용하면 유기물을 사용한 OLED 수명 문제와 버닝 문제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삼성은 이미 퀀텀닷을 디스플레이에 활용하고 있다. QLED TV가 대표적이다. 초기에 QLED를 QD-OLED로 오해할 만한 마케팅 전략으로 빈축을 산 적 있다. QLED는 LCD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해 화질을 높인 기술이지, 원천적으로 LCD기술이다. 자발광 소자도 없어 백라이트유닛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OLED 진영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에 QD-OLED 투자를 단행한다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하지만, 무기물로 자발광하는 디스플레이는 한동안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흔들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