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QLED와 8K 등을 앞세워 올 2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30%를 돌파,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75인치·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상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전세계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1.5%(금액 기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분기별 점유율로는 2013년 1분기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다.
이는 전분기(29.4%)와 비교해 2.1%포인트 오른 숫자다. 이에 따라 2위인 LG전자(16.5%)와의 점유율 차이를 2배로 늘렸고, 3위인 소니(8.8%)와의 격차도 더 벌렸다. 4~5위인 중국 TCL(6.3%)과 하이센스(6.2%)는 전 분기보다 각각 1.2%포인트, 0.3%포인트 하락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전체로도 점유율 30%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수량 기준에서도 삼성전자는 2분기에 19.4%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LG전자(12.4%)와 TCL(9.4%), 하이센스(7.3%), 샤오미(5.5%) 등을 모두 가볍게 제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을 포함해 대부분 TV 브랜드의 점유율이 떨어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며 "특히 올 1분기에 북미 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이겼던 TCL의 경우 2분기에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QLED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75인치 이상 대형, 2500달러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 각각 53.9%와 53.8%의 점유율(금액 기준)을 차지하며 시장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QLED 브랜드 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분기 QLED 판매량은 120만대로 전 분기보다 28만대 늘었고, LG전자와 소니 등이 주도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61만대)와의 차이를 2배로 벌렸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LG전자 등 경쟁사들보다 앞서 지난해 9월 8K TV를 세계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제 막 4K(UHD·초고화질) 콘텐츠가 자리잡는 상황에서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업스케일링 기술을 바탕으로 '퀀텀 프로세서 8K'를 탑재해 인프라 부족의 문제를 극복했다. 아울러 파나소닉·하이센스 등 여러 업체들과 '8K 연합'을 만들고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콘텐츠 업체인 루이스픽쳐스와 카메라 등 장비 관련 업체인 아스트로디자인까지 이 연합에 가세하며 8K 대중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여기에 '더 프레임' '더 세로' 등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는 '맞춤형 TV'와 초대형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TV인 '더 월 럭셔리'도 선보이는 등 다양한 프리미엄 라인업을 구축해 경쟁사들과의 차이를 더 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QLED와 8K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경쟁사들이 삼성전자를 따라잡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