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가 30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롤러블TV를 공개했다. 샤프가 OLED TV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TV가 주력이던 샤프가 OLED TV 진영으로 합류하는 신호가 될지 관심을 끈다.
11일 샤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NHK와 함께 30인치 대 4K UHD OLED TV를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제품 구동 영상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화면이 휘어져야하기 때문에 커버 윈도로 유리가 아닌 필름을 사용했다. 디스플레이 두께는 0.5㎜ 수준이다. 적·녹·청(RGB) 독립 화소를 만들고 칼라필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OLED TV 시장 점유율 1위인 LG를 의식한 부연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 초 CES2019에서 사용할 때 화면이 펼쳐지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보이지 않도록 말리는 방식을 가진 롤러블TV를 선보인 바 있다.
샤프는 NHK가 보유한 독자적인 신호 처리 방식과 패널 구동 기술을 활용해 화면 밝기 균일성과 화질 선명도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샤프 행보를 기술 과시를 위한 시제품 공개 수준으로 보고 있다. 30인치 대 롤러블TV는 시장성이 떨어지는데다, 샤프가 아직 롤러블 OLED TV를 양산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샤프도 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샤프는 지난해 일본 업체에선 처음으로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양산했다. 샤프는 모바일 OLED 패널 기술을 토대로 대형 사이즈 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LCD사업 수익성이 악화되며 경영 위기에 처한 샤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OLED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해석된다. 샤프는 기업설명회(IR)에서 차세대 OLED TV 제품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샤프가 공개한 롤러블TV는 겉으로 봐선 LG전자가 연말 출시 예정인 롤러블 TV와 구동 방식이 유사해 특허 침해 문제도 관전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용이 아닌 시제품 단계에선 특허 침해가 문제 소지가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샤프가 OLED 사업에서도 기술력을 확보했음을 과시하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