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에지 디스플레이 각도를 90도 이상 구현할 수 있는 라미네이션(접착) 장비 기술을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해 눈길을 끈다. 스마트폰 측면을 모두 디스플레이로 감싸면 측면 버튼을 터치로 대체하는 '키리스(Keyless)'가 가능하고, 앞뒤좌우 모두 디스플레이로 구현하면 새로운 사용자 경험도 제공할 수 있다.
휴먼아이테크(대표 채준식)는 스마트폰 에지 디스플레이를 90도 이상 각도로 구현할 수 있는 라미네이션 장비를 개발하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사 채준식 대표는 라미네이션 장비 기술을 개발한 경험을 토대로 지난 4월 창업했다.
라미네이션 장비는 OLED 유기물을 보호하는 필름, 터치필름 등을 부착하는 공정에서 사용한다. 유리기판에 형성한 OLED 패널을 규격에 따라 잘라낸 후 라미네이션 공정을 거치며 여러 필름을 부착한다.
스마트폰 에지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에 처음 도입한 기술이다. 초기에는 좌우 한 쪽만 구부러졌으나 현재는 디스플레이 상하좌우를 모두 둥글게 구현한 쿼드 에지 디스플레이가 대세다.
쿼드 에지 디스플레이는 베젤을 최소화해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가 강점이다. 한층 부드러운 느낌의 디자인을 구현한다.
기존 쿼드 에지 디스플레이보다 더 높은 각도로 구부리려면 각 모서리가 맞닿는 부분에 기포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곡선이 끝나는 지점에서 패널 길이가 길수록 각 모서리가 닿게 되므로 불량이 나올 확률이 더 높아진다. 기포가 생기면 화면 모서리 영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등 성능 저하를 일으키게 된다.
휴먼아이테크는 동일한 크기의 롤러를 여러 개 배치하고 각 모서리 각도에 맞게 움직이도록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고유한 설계 아이디어로 특허도 출원했다.
채준식 휴먼아이테크 대표는 “90도 각도는 물론 120도, 160도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롤러를 설계했다”며 “현재 해당 기술을 갖춘 라미네이션 데모 장비를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외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90도 각도에 가까운 에지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당장은 측면 버튼을 없앤 키리스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 실제로 측면 버튼에서 불량 발생률이 높은 것도 키리스 디자인이 등장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당장 90도 각도 이상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를 제작하기는 쉽지 않다. 스마트폰 커버유리를 90도 각도 이상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이 흔치 않고 라미네이션 등 관련 장비·소재에도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휴먼아이테크는 이 기술이 폴더블용 울트라신글라스(UTG)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패널이 구부러지는 힌지 부분만 다르게 강도를 적용하면 폴더블 UTG용 라미네이션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채 대표는 “한국은 물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관련 부품·소재 기업에서도 90도 각도 이상 유리를 구현하는데 관심이 크다”며 “라미네이션 장비가 쿼드 에지 디스플레이 수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는 만큼 휴먼아이테크가 이 시장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