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중 기존 주력제품인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정리하고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기로 한 가운데, LCD에 들어가는 부품만을 만들던 관련 중견·중소기업들도 정부로부터 사업재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기업이 'LCD 출구전략'을 추진하면서 LCD 프레임·부품업체들의 우려가 커졌으나,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통해 사업전환 자금 및 연구개발(R&D)비용을 지원 받게 돼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제27차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산업진출 유형 15개 기업의 사업재편계획을 심의·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업재편 지원제도는 신산업 진출이나 과잉·중복산업 정리 등 기업의 사업재편 계획을 정부가 승인하고 정책적 지원을 하는 제도다. 2016년 기업활력법이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총 143곳의 기업이 사업재편 지원을 받았다.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15개 기업 중 6개 업체는 '디스플레이 기업군'이다. 대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LCD 프레임 분야 중견·중소기업 3곳, LCD 소재·부품 중소기업 2곳 등이 포함됐다. 대기업이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받은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QD 디스플레이에 본격 투자를 추진함에 따라 관련 소재·부품 협력업체들이 시장진출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면서 대·중견·중소기업이 함께 사업재편을 신청했다"며 "이들은 차별화되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잉공급 시장인 LCD 생산을 종료하고 고부가가치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로 본격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제26차 심의위에서 승인된 전기·수소차 분야로 전환 예정인 자동차부품기업 6곳에 이어 이번에도 자동차부품사 6곳을 추가로 승인했다.
디스플레이·차부품사 외에도 바이오·가스터빈 등 기타 신산업 관련 중견·중소기업 3곳도 사업재편 승인을 받았다.
이들 15개 기업은 사업재편 기간 5년 동안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을 통해 약 2500여명의 신규고용, 1조5000억원 수준의 신규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날 '선제적 사업재편 활성화 대책'(사업재편 2.0)을 의결하고 기존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한층 더 강화하는 내용도 발표했다. 개별 기업의 자발적 신청을 중심으로 수요를 발굴하던 기존의 소극적 체계를 선제적으로 바꾸고, 기업들이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게 인센티브도 더욱 키우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사업재편 승인기업 정책금융 특례 △200억원 규모 사업재편 지원펀드 조성 △100억원 규모 사업재편 도전 기업 전용 R&D 신설 등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대·중견·중소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재편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재편 도전은 많은 위험이 따르지만, 기업과 산업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길이므로 이번 사업재편 활성화 대책을 계기로 산업생태계 전반에 변화의 움직임이 확산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